영화 '원더우먼 1984'의 후기에는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원더우먼의 전편을 봤지만, 그 내용이 명확하게 기억나지 않은 상태에서 쓴 후기이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아주 별로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지만, 기대했던 것에 비해 많이 부족한 영화였습니다.
제가 기대했던 '원더우먼 1984'는 원더우먼의 강력함에서 나오는 화려한 액션이었습니다. 하지만 스토리 전개상 원더우먼의 강력함을 완벽하게 보여줄 수가 없는 내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원더우먼 1984'에서는 원더우먼 1편에서 나왔던 남자 주인공인 스티브 트레버를 부활시키기 위해 원더우먼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포기하게 됩니다. 원더우먼의 경우 초월적인 힘을 포기하게 되죠. 따라서 스토리 진행상 당연하게도 압도적인 강력함을 보여줄 수가 없었습니다.
거기다 이번 '원더우먼 1984'의 두 빌런(악당)인 맥스웰 로드, 바바라 미네르바도 액션을 보여주기에는 많이 역부족이었습니다. 맥스웰 로드라는 인물은 본인이 막강한 힘을 가지고 상대를 괴롭히는 캐릭터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고 거기에 대한 이득을 취함으로써 혼란을 야기시키는 인물이었고, 싸움이 주가 되는 인물이 아니기에 액션에는 부족했습니다.
그 액션의 부족함을 바바라 미네르바라는 인물이 채워줘야 했다고 보여지는데, 비중이 많이 약했습니다. 초반에는 어느정도 비중이 있는 반면, 후반으로 갈수록 맥스웰 로드에 밀려 오히려 비중이 약해졌습니다. 바바라가 왜 '악'해지고, 왜 힘에 집착하게 되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얘기해놓고, 막상 그 힘을 사용하는 부분은 부족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극후반부에 바바라 미네르바는 최상위 포식자가 되고 싶다는 소원과 함께 사람과 동물 그 사이의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됩니다. 그 후 원더우먼과 바바라의 전투씬이 영화에서 가장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액션씬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원더우먼 1984'에서 영화의 임팩트를 약하게 만드는 것에는 엔딩도 크게 한 몫을 했습니다. 영화 내내 여러 혼란들이 가중되고, 문제들은 산더미처럼 쌓여갑니다. 엔딩에서 이 혼란을 적절하게 해소해줘야 했고,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방식을 시도했습니다. 힘으로 악당을 저지하는 것이 아닌, 말로써 혼란을 정리하고자 한 것 입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있는, 영화 속 혼란을 목격한 관객을 납득시키기엔 원더우먼의 말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로운 방식이 오히려 기존의 것만 못하다는 느낌을 주고 말았습니다. 그 부족함을 가족애, 부성애 한 스푼으로 채워보려고 했던 것 같지만 실패였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원더우먼 1984'에서 스티브 트레버를 그리워 하는 원더우먼의 모습이 초반부터 그려지고, 트레버가 부활합니다. 하지만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 트레버를 다시 보내야만 하는 상황에서 뭔가 더 절절할 수는 없었을까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한국 드라마의 감성에 물들은 영향일 수도 있겠지만요. 나름 절절한 슬픔을 전달해준 장면들이었을지 모르지만, 저에게는 그럼에도 쿨내나는 이별의 장면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원더우먼 1984 쿠키 영상 여부
쿠키 영상은 영화 끝나고 엔딩 크레딧 전에 나옵니다. 과거 원더우먼을 좋아했던 분들이라면 좋아할 만한 쿠키 영상이라고 생각합니다.
- 더 생각해봐야할 부분
원작인 '만화 원더우먼'을 접한 적이 없기 때문에 '원더우먼 1984'에서 만화의 어떤 부분을 참고하고, 어떤 부분을 새롭게 바꿨는지에 대해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현재 DC 코믹스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들이 여러 개가 있는데 이 영화들과의 상관관계를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만들었는지도 생각해볼 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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