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 시즌1 후기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기존의 드라마 외에 웹툰 원작이라고 하여 웹툰까지 읽고 그 차이도 비교해봤으니 그 점도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스위트홈은 사람들이 괴물로 변하게 되고, 그런 상황 속에서 그린홈(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아파트의 이름)의 사람들이 괴물에게서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입니다.
스위트홈의 의미
첫째, 괴물이 된 사람들의 정신이 머물게 되는 내면의 세계. 괴물이 된 사람들은 자신의 욕망이 표출된 형태의 괴물이 됩니다. 그 사람의 정신은 자신의 욕망이 실현된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세계에서 지내게 됩니다. 욕망에게 현실을 맡긴채, 자신의 정신은 행복한 꿈에 빠져들게 됩니다. 이 행복한 꿈과 같은 세계가 각자의 욕망이 실현되는 스위트홈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둘째, 살아남은 그린 홈의 사람들 그 자체. 집이라는 것은 그저 내가 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나를 반겨주는 가족들이 있는 곳이 진정한 집이겠죠. 이 진정한 집이 바로 스위트홈이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그린 홈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정한 형태의 집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대부분 혼자서 생활하고, 같은 건물에서 살지만 서로가 그저 남남일 뿐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괴물이 되고, 극한의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었고, 서로를 위하고 걱정하는 형태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서로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서로에게 돌아가려고 노력합니다. 마치 '홈'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진정한 '스위트홈'이 생긴 것처럼 말입니다.
스위트홈의 특징
다른 좀비물 처럼 물린다거나 바이러스 등을 통해 좀비가 늘어나는 영화들과는 다르게 괴물이 발생되는 원인의 차이가 스위트홈만의 유니크함을 만들어냅니다. 다른 좀비나 괴물이 등장하는 영화와는 다르게 누가, 언제 괴물이 될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발병 원인은 욕망이지만, 그 욕망이 괴물로 발현되는 시점은 모두 제각각이니까요. 내 옆에 있던 사람이 당장에 괴물이 될 수도 있고, 내 스스로가 한순간 괴물로 변해 내 소중한 사람을 해칠 수도 있습니다.
스위트홈이 가지는 다양한 혼란 또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혼란의 첫 번째는 골든 타임입니다. 괴물로 변하기 직전, 괴물을 죽일 수 있는 시간이 바로 골든타임입니다. 근데 과연 그 시점에서 죽는 사람들은 사람으로서 죽는 것일까요 괴물로써 죽는 것일까요. 과연 사람을 죽인 걸까요 괴물을 죽인 걸까요. 괴물과 인간의 그 경계를 확실하게 결정할 수 없게 만드는 골든타임은 사람들에게 더욱 큰 죄책감을 만들고, 선택을 강요합니다.
그 혼란의 두번째는 주인공 차현수의 상태입니다. 스위트홈의 주인공 차현수는 괴물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욕망에 사로 잡히지 않고 사람으로서의 정신을 유지합니다. 그런 차현수의 존재가 괴물화가 진행되고 있는 당사자와 그 주변 사람들 모두에게 희망을 가지게 만듭니다. 그 희망이 사람들을 더 망설이게 만들고, 그로 인해 살고자 하는 사람과 살리고자 하는 사람들 사이의 갈등도 더욱 심해지게 됩니다. 이 부분은 넷플릭스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 과 비교하면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스위트홈에서는 누군가는 차현수와 같은 상태가 될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대하거나 본인에게 희망을 품게 됩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는 좀비에게 물렸지만, 더 강한 힘만을 가지고 있는 학생이 여럿 나오지만 희망을 품기 보다는 그저 그 사람을 좀비로 봐야할 것인가, 같이 생존해도 될 것인가 정도의 생각에서 멈추게 됩니다. 스위트홈에서는 이런 생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런 혼란과 언제 괴물이 될지 모르는, 괴물에게 당할지 모르는 최악의 상황 속에서 스위트홈은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며 오히려 끈끈해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의지할 곳 조차 없던 가장 외로운 사람들이었기에 오히려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그 끈끈함을 잃지 않기 위해 더 노력합니다. "가장 짙은 어둠도 가장 흐린 빛에 사라진다"라는 드라마 속 말처럼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서로가 있기에, 서로를 위해 살려고 발버둥 치며 희망을 찾아나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론 그 속에서 자신만 생각하며, 살아가는 이기적인 사람들도 있지만.
스위트홈의 특징이자 매력은 이런 갈등을 통해 보여주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과 극한의 상황 속에서 오히려 가족과 같은 끈끈함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위트홈 웹툰과 드라마의 차이
웹툰과 드라마의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같은 부분을 찾아서 말하는게 더 짧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대략적인 차이, 인상 깊었던 부분들을 위주로 얘기해보겠습니다.
1. 스위트홈의 등장 인물. 드라마에서는 화제가 됐던 배우 이시영이 맡은 서이경이라는 배역은 웹툰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외에도 서이경의 남편인 남상원, 살인범으로 나오는 최윤재, 여자 군인으로 나온 한유진 등등 웹툰에서는 없던 인물들이 추가됐습니다. 이로 인해 스토리 자체가 크게 다릅니다. 서이경이라는 인물 자체가 매력이 있어서 웹툰에서 보지 못했던 내용이 기대가 됩니다.
2. 인물의 캐릭터 변화. 캐릭터의 차이를 크게 볼 수 있는 인물로는 편상욱(이진욱), 이은혁(이도현), 이은유(고민시), 박유리(고윤정), 정의명(김성철)원작의 조이현과 같은 포지션으로 봤을 때) 등을 들 수 있다.
편상욱(이진욱)은 괴물 같은 힘이 있다 외에는 웹툰과의 공통점이 없는 인물입니다. 웹툰에서는 자신을 협객이라고 부르며, 사람들과 친근하게 지내고, 전직 형사에 사람을 죽여본 적이 없는 사람으로 나옵니다. 하지만 드라마의 편상욱은 과거의 상처가 있고, 나쁜 사람들을 죽이며 살아온 사람처럼 보입니다. 극 중에서 살인마를 망치로 때려죽이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굉장히 말이 없고, 시크합니다. 스위트홈 시즌2가 나오게 된다면 기대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이은혁(이도현)은 웹툰에서는 오타쿠로 등장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의대생으로 등장한다.
이은유(고민시)는 성격이 굉장히 다릅니다. 드라마에서의 싸가지 없고 츤츤거리는 모습을 웹툰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박유리(고윤정)는 할아버지의 간병인으로 나오는 인물인데, 드라마에서 갑자기 다나까를 사용하는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굳이 왜 그런 설정으로 바꾼 건지 모르겠네요.
정의명(김성철)은 웹툰에서 조이현이라는 인물과 유사한 캐릭터로 나옵니다. 주인공처럼 괴물인 상태라는 게 같습니다. 하지만 스위트홈 웹툰에서의 조이현은 이중인격으로 착한 조이현과 나쁜 조이현이 있었으며 결국 주인공과 그린홈 사람들을 도와주는 캐릭터였습니다. 하지만 스위트홈 드라마 속의 정의명은 자신이 인간보다 진화한 생명체라고 생각하며, 사악한 최종 보스같은 느낌입니다.
전체적으로 기존의 웹툰보다는 캐릭터 마다의 개성이 강해졌다는 부분은 좋았습니다. 편상욱(이진욱)과 이은유(고윤정)의 캐릭터는 웹툰 보다 드라마에서 훨씬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3. 스위트홈의 스토리 진행. 드라마 초반의 내용은 웹툰과 거의 유사하게 진행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 될수록 전혀 다르게 흘러갑니다. 주요한 사건들은 비슷한 것들이 있지만, 내용을 풀어가는 방식에서 큰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많은 차이가 있어 모두 설명이 힘들지만 그 중에서 아쉬운 부분은 윤지수와 차현수와의 관계입니다. 웹툰에서 이 둘은 정말 가족 같은 관계로 발전합니다. 친누나와 친동생 같은 느낌입니다. 자신의 남자 친구가 자살해서 혼자 지내는 윤지수와 가족을 모두 잃은 차현수. 웹툰 스위트홈에서는 이 둘이 사건을 이겨내면서 서로를 의지하는 가족 같은 관계가 되는데 이런 부분을 드라마에서는 제대로 느낄 수 없었습니다. 일부로 배제한 것인지 아니면 표현을 제대로 못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부분은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오히려 드라마에서는 차현수와 한두식의 모습에서 웹툰에서 느꼈던 가족과 같은 모습을 더 느낄 수 있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 대신 드라마에서는 정재헌과 윤지수의 관계가 더욱 깊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정재헌을 연기한 김남희 님의 연기가 진짜 소름 끼치게 멋있었는데, 아마 드라마를 보신 분들이라면 어떤 장면인지 알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드라마 최고의 베스트 컷이었고, 둘 사이의 관계가 더 깊게 표현되면서 이 장면을 굉장히 의미 있게 살린 부분이 좋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쉽다라기 보다는 서로 다른 매력이 있다고 보는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웹툰 스위트홈에서는 그린홈에서 탈출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이납니다. 또한 웹툰에서 나왔던 요소들 중에서 괴물들이 변하는 '고치'라던가 괴물들의 '최종 진화' 같은 부분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웹툰과 드라마의 후반부는 전혀 다릅니다. 범죄자 집단이 등장하는 부분을 기점으로 얘기가 완벽하게 갈리집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웹툰은 신중섭이라는 범죄자 집단의 우두머리가 등장하는 때부터 재밌어집니다. 웹툰에서는 범죄자 집단이 그린홈 사람들을 장악하는 부분이 드라마에 비해서 잘 표현되어 있어 더욱 재밌습니다.
웹툰과 드라마 중 재미있는 것을 고르라면, 그래도 저는 드라마가 더 재밌었다고 생각합니다. 드라마가 영상이라는 측면에서 긴장감을 더 이끌어냈다는 부분도 있고, 드라마로 오면서 추가된 캐릭터, 달라진 인물들의 성격도 웹툰에 비해서 더 매력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재미를 떠나 스위트홈이라는 제목과 그 의미를 생각할 때, 더 잘 만든 것을 고르라고 하면 웹툰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재미로는 드라마,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은 웹툰인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위의 사진들은 대부분 아래의 넷플릭스 스위트홈 홈페이지의 갤러리 사진을 캡처한 사진입니다. 갤러리 외에도 다양한 컨텐츠가 있으니 관심 있으시면 들어가서 구경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Netflix Sweet Home
Sweet Home, Where Your Greatest Desire is Your Worst Enemy "Run from the Monster Inside!"
www.sweethomenetfli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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